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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천안에서 전주까지 도보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공주, 부여를 거쳐 잠시 변산반도에도 들렀는데요. 혼자 돌아다니면서 쌓아두었던 생각도 정리하고 풀냄새도 맡아 좋았습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여행, 그 와중에 생각지도 못한 훼방꾼은 도로위를 미친듯이 질주하는 덤프트럭들이었습니다.

덤프트럭이 5분마다 한대씩 도로를 질주하는 통에, 국도를 따라 걷던 저에게는 위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트럭들의 행렬은 처음 봤습니다.

그 이유를 알지 못하다가, 공주에 닿아서야 그 이유를 알았는데요. 그것은 바로..


공주 공산성에서 본 사업현장



네,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 골치아픈 일상에서 멀어지고자 뉴스도 신문도 보지 않고 묵묵히 걸었던 것인데

흙탕물이 되어 버린 금강을 보니 또 금세 머리가 아파 왔습니다.

국회예정처의 '2009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에 따르면 2009년도에 국가하천은 3건의 수해피해가 있었고,

피해액은 3억 2,100만원 가량이었던 반면에 지방하천의 경우 총 345건의 수해피해로 피해액은 314억 900만원이었습니다.

지방하천의 피해가 국가하천 보다 건수로는 115배, 피해액은 98배에 이른 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지방하천이 아니라 국가하천인 4대강에 22조원이나 쏟아 부어야 하는지요?


부소산성에서 본 사업현장



금강의 하류인 백마강에서도 4대강 사업은 진행 되고 있었습니다.

"환경을 파괴한다, 재정건전성에 위협이 된다, 그러면서도 사업성이 없다" 아무리 외쳐도

포크레인은 멈출줄 모릅니다. 덤프트럭은 더 속력을 올립니다.

어쨋든 좋습니다.

지금은 지갑이 두둑해지니, 좋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동네가 잘 살게 되는 것 같아 좋을 수 있습니다.

당신들, 지금은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담컨대, 다음세대들에게는 결코 이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억할 것입니다. 이 사업, 누가 결정했는지를



2010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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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큰큰곰

인사동 입구



인사동은 평소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리는 관광명소이자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서울시가 ‘서울 디자인 스팟’으로 꼽은 장소입니다. 그러나 직접 찾은 인사동은 ‘서울 디자인 스팟’이라는 이름이 무색해 보였습니다.


거리 입구에 들어서자 곳곳에 늘어 서 있는 벤치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벤치는 모두 직사각형 모양의 돌 재질 이었는데요, 벤치의 모서리가 보기 싫게 깎아져 있었는데 보행자에게 위험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조치를 한 모양이 었습니다. 무릎에 못 미치는 높이의 벤치가 인도 중간 중간 위치해 있어 자칫 부상의 위험이 있어보였지만 마땅한 조치는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이런 더운날씨에는 금새 뜨거워 지고 마는 돌 재질의 벤치에 대체 누가 앉고 싶어할까요?


모퉁이를 깎아놓은 석조 벤치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던 맨홀덮개의 문제도 여전했습니다. 안국동 쪽에 닿아 있는 입구에는 보기 좋게 마감한 맨홀덮개가 몇몇 눈에 띄었으나, 이것도 입구 근방을 지나자 여전히 규격도 모양도 제각각인 맨홀덮개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습니다. 더욱이 용도에 따라, 관리하는 곳에 따라, 설치한 곳에 따라 다른 맨홀 덮개의 모습은 이런 곳이 디자인 스팟이라니...  석조로 마감처리 되지 않은 일부 맨홀덮개는 굽이 있는 신발 등이 걸려 넘어질 위험도 있어 보였습니다.


일본의 경우 맨홀덮개에 지역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리고 색을 넣어 보기 좋게 만들거나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추가해 사소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 부분에 활기를 불어 넣은 반면 세계 디자인 수도의 대표 거리인 인사동에서 맨홀덮개는 여전히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인사동(좌) 일본(우)


인사동거리를 지나 종로로 빠져 나갈 때쯤에는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인사동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상점들은 저마다 색색의 간판을 켰습니다. 밤이 되어서도 더위는 계속되었지만 인사동의 밤거리를 즐기고자 하는 방문객은 오히려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 늘어나 있었습니다.


공공 시설물의 디자인은 사소 할 수 있지만 지역의 특색을 가장 통일된 형태로 드러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보와 휴식을 제공하여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갖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고 봅니다.


‘서울 디자인 스팟’ 중 하나인 인사동은 오히려 몇몇 상점들에서는 한국만이 갖고 있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으나, 정작 가장 통일시켜 정책적으로 한국을 표현할 수 있는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무관심 합니다.


전 세계도시를 통틀어 처음으로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에 선정되었다고 이벤트성 행사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공공시설 디자인에 눈길을 돌려 보아야 할 겁니다. 


이 도시 환경과 우리는 결국 계속 대화하고 기억을 나누고, 같이 숨을 쉬며 살아가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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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큰큰곰








시멘트 덩어리 위에서 양계장 닭 마냥 다닥다닥 붙어 살면서










풀한포기 자라기 힘든 아스팔트를 밟고 다니고








꿈조차 꾸지 못할 빛의 과잉 속에서 행복하신가요?


이런 도시와 대화하고 기억을 나누면서, 행복하신가요?

Posted by 큰큰곰